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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콜롬비아 커피’까지 삼킨다

2011-03-15l 조회수 3078



2011-03-11 14:43



생산 급감… 일부 농장선 70% ↓



콜롬비아산 아라비카 커피가 지구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가 늘어난 데다가 올라간 기온 때문에 병충해가 확산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 카우카 지역의 아라비카 커피 농장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원두 생산량이 70%나 줄어들었다. 대를 이어 커피농사를 지어온 지역 농민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고, 세계 각국의 커피 애호가들은 껑충 뛰어오른 아라비카 가격을 실감하고 있다. ‘오일피크(원유생산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시점)’처럼 ‘커피 피크’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뉴욕타임스(NYT)는 콜롬비아산 아라비카 커피 원두 생산량이 2006년에 1200만 포대(1포대당 약 60㎏ 기준)를 기록했으나, 2010년에는 900만 포대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2014년 1700만 포대 생산목표를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아라비카 원두 국제시세는 지난해 6월 이후 약 8개월 동안 무려 85%나 상승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맥스웰 등 커피브랜드들은 공급부족을 반영해 지난해 중반 원두 가격을 25% 올렸다. 스타벅스 등 커피 체인들은 영업마진이 과거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커피 생산자, 유통업자 등이 힘을 모아 생산 확대를 위한 방안을 찾지 않을 경우, 생산량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영국 농업·환경 연구단체인 CABI의 커피전문가 피터 베이커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커피 생산이 위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아라비카 커피의 전망은 더욱 좋지 않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와 질병에 강한 커피작물종 개발도 시급하다. 스타벅스의 리자 마니노 대변인은 “환경변화 패턴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 농민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