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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방문 美카터, 억류 미국인 데려올 듯

2011-03-28l 조회수 2333

기사입력 2011-03-28 08:45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내주 쿠바를 방문하면서 최근 미국인 억류문제로 급 속히 냉각된 미국-쿠바 간 관계가 진전을 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28일 쿠바 정부 초청으로 부인 로절린 여사와 함께 수도 아바나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도착 당일에는 아바나 유대인 공동체를 방문하며 29일에는 대규모 정치범 석방조치를 이끌어냈던 하이메 오르테가 쿠바 가톨릭 추기경과 환담한다.

30일에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면담한 뒤 방문 성과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일정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공식 일정 상으로는 큐바 당국에 억류된 미국인 앨런 그로스와 면담은 잡혀 있지 않지만 카스트로 의장 면담을 전후로 그의 석방문제가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로스는 2009년 12월 미국 대외원조 기관인 국제개발처(SUAID)의 민주주의 건설사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체포돼 이달 12일 쿠바 법원에서 국가 전복죄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북한 방문 시 당국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데리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바 있어 그의 이번 쿠바 방문에서도 그로스의 석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제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쿠바 정부도 미국과 관계 악화가 향후 개혁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만큼 그로스 석방을 매개로 미국과 모종의 거래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라울 카스트로 의장 면담과정에서 쿠바 경제개혁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터 전 대통령이 오랜 병고에서 회복한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과 비공식 면담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쿠바의 중대 의사결정이 여전히 카스트로 전 의장의 손을 거쳐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카터와 카스트로가 만나 그로스 석방문제를 최종 담판지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굵직한 국제사회 문제가 생길 때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카터 전 대통령은 쿠바 방문에 이어 내달 전직 국가수반 모임인 '엘더스 그룹(The Elder's Group)' 회원들과 함께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