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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위상 변화 뚜렷..세계가 주목"

2011-05-02l 조회수 2910


 기사입력 2011-05-02 03:23

30년만에 최대 성장..中 특수, 중산층 확대로 경제 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동정이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가난하지도 않고 전략적인 계산을 해야 할 정도로 위험하지도 않으며, 회의 참석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빠른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지역"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의 중남미판 편집인 마이클 레이드가 과거 중남미를 압축적으로 묘사한 표현이다. 서방세계가 중남미를 '잊혀진 대륙'으로 간주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잊혀진 대륙' 중남미의 위상은 현재 빠르게 변하고 있다. 레이드 자신도 2007년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중남미의 변화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중남미는 세계 주요 금융기관과 연구기관이 내는 보고서의 핵심 주제가 되고 있고 전 세계 미디어에 등장하는 횟수도 잦아지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최근 5개 면에 걸쳐 중남미 경제를 다룬 특집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1일 "중남미가 세계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1980년대 이후 30년 만에 최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자료를 기준으로 중남미 경제는 지난해 6.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아시아(9.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며, 중·동유럽(4.2%)과 중동·북아프리카(3.8)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15개국 가운데 중남미에서는 파라과이(15.3%), 아르헨티나(9.2%), 페루(8.8%), 우루과이(8.5%) 등 4개국이 포함됐다.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와 함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구성하는 브라질의 성장률은 7.5%였다.

중남미 경제의 약진은 브라질의 강한 성장세와 중국 특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코노미스트지 산하 경제 전문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로버트 우드 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1차 산품 수출 증가가 중남미 경제의 높은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빈곤층 감소와 중산층 확대도 중남미 지역에서 경제 붐을 일으키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마르코스 아기아르 브라질 법인장은 "중산층 확대는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했고, 이는 중남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요 증가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지역의 인구 구성이 비교적 젊다는 점도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남미 지역 주민의 평균연령은 현재 30세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그만큼 경제활동인구가 많다는 의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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