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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의 보고' 중남미 접수하러 간 공기업

2011-05-09l 조회수 2895


입력 : 2011.05.06 07:30


33개국, 총 면적 2053만㎢에 세계 인구 8.5%(5억7000만 명)가 살고 있는 자원의 보고. 아직 개발이 덜 돼 선진 자본시장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 곳. 동아시아에 이어 제2의 경제성장지역으로 꼽히는 중남미(라틴 아메리카)를 설명하는 말이다.

이곳은 지역경제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경제적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갈수록 심해지는 자원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중남미를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높았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적 노력으로 다행히 우리나라 대외 경제에서 이 지역이 차지하는 △수출시장 △원료공급지 △투자 대상지로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중남미를 우리의 확실한 경제 파트너로 만들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을 단장으로 중남미 에너지·자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규모 민·관 합동 사절단이 현지에 파견된 것이다. 박 차관을 필두로 이뤄진 사절단은 지난달 26일부터 5일까지 9박10일 동안 멕시코,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페루를 돌며 자원외교를 펼쳤다.

사절단의 핵심 멤버는 공기업이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한국전력, 석유관리원, 무역보험공사, 광해관리공단, 광물자원공사 등 7개 공기업이 참여했다. 이들 공기업은 각 나라에서 업무협약(MOU)과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 신성장동력을 찾았다.

사절단은 첫 방문지인 멕시코에서 지난달 27일 마리아 히메나 발베르데 발데스 경제부 차관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광물자원협력 확대를 비롯해 공공입찰 제한 완화 등을 요청했다.

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SGM(Servicio Geologico Mexicano 지질조사소)와 희유금속 공동탐사 MOU를 체결했다. SGM은 앞으로 광물공사에 멕시코 내 공동탐사 대상 희유금속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광물공사는 프로젝트 정보 입수 후 조사단을 파견하고 현장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희유금속 확보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광해관리공단도 멕시코시티에서 '한·멕시코 자원협력위원회'를 열고 멕시코 광해방지사업 추진을 위한 의제를 발표했다. 광산 운영 등에 관심을 보인 멕시코 당국과 관련 법규 및 사업 현황 등을 협의했다. 공단 관계자는 "중남미 자원협력위원회를 통해 중남미 지역에 한국의 광해방지기술을 소개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며 "한국 기업이 자원개발에 참여하면 친환경적인 개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28,850원 상승550 -1.9%)은 지난 3월 인수·운영 계약을 체결한 멕시코 노르테 II(Norte II) 가스복합 화력 발전소를 이번 사절단 방문 때 직접 챙겼다. 발전소가 있는 멕시코시티 북쪽 약 1200Km 떨어진 곳을 찾아 433MW급 가스복합 화력발전소 부지와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앞으로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두 번째 방문국인 콜롬비아에선 지난달 29일 '제2차 한-콜롬비아 자원협력위'가 열렸다. 석유관리원은 콜롬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에코페트롤과 '석유품질관리 기술지원 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석유제품 품질관리 관련 분야의 기술정보 교류와 상호 방문과 전문가 교류, 석유와 바이오연료 분야 공동조사, 에너지 전문가 양성을 위한 상호협력 등이 담겼다.

석유관리원은 앞으로 콜롬비아 석유품질관리체계 구축에 있어서 한국형 표준과 제도·기술 등 무형의 석유 인프라 정착을 도울 예정이다. 또 이번 MOU를 계기로 국내 기업이 해외자원 개발사업 진출할 때 석유관리원의 기술과 노하우를 함께 전수하는 '패키지딜 형태의 자원개발 진출사업'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이천호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석유는 국민 실생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다른 공공분야 지원효과에 비해 즉각적이고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콜롬비아에 한국형 표준과 제도, 기술과 등 무형의 석유 인프라 정착을 도와 국내 석유 관련 기업이 콜롬비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5월2일엔 '제3차 한-베네수엘라 자원협력위'가 열렸다. 무역보험공사(K-sure)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PDVSA와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중장기 수출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후닌 프로젝트 업무협약(SK건설↔PDVSA E&C)' 체결에 도움을 줬다. 이 계약을 계기로 정유공장, 발전소 건설 등 인프라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베네수엘라에 국내 건설과 플랜트 기업들의 사업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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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공사 중남미 사업 현황
한국가스공사 (38,300원 상승650 -1.7%)와 석유공사는 베네수엘라 당국과 자원개발을 위한 협의를 강화했다. 세계 최대 초중질유 매장지역인 오리노코 벨트(2720억 배럴)와 마리스칼 수크레 가스전(3억 톤 매장) 개발을 위한 면밀한 검토와 공동연구를 거쳐 사업 참여 방안을 모색했다.

마지막으로 5월3일 페루에선 '제5차 한-페루 자원협력위'가 열렸고 유전·광물 개발 분야 협력 확대가 논의됐다. 여기선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가 페루 유전지역 및 광물부존지역 탐사와 개발, 생산까지 추진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사절단 방문으로 중남미 에너지·자원 뿐 아니라 산업·무역 등 포괄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졌다"며 "공기업들이 앞장서 각종 MOU를 체결해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힘을 실어줬고, 앞으로 우리 기업이 중남미에서 각종 입찰에 참여할 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