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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수도권 선거에서 '구악 정당' 압승…정권교체 예고

2011-07-20l 조회수 2896



기사입력 2011-07-05 오후 3:47:25

지난 3일 동남아시아에서는 태국 총선에서 집권당이 참패해 5년전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전 총리 세력의부활이 화제가 되었다면, 이날 라틴아메리카의 멕시코에서는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꼽힌 수도권 주지사 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해 '구악 정당'으로 불리는 야당의 부활을 알렸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되기전까지 71년간 독재정당으로 군림해온 제도혁명당(PRI)이 멕시코주, 코아우일라 주 , 나야릿 주 등 3곳의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PRI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치안부재, 경기침체로 민심이반 심각




특히 수도 멕시코시티를 둘러싼 멕시코 주는 인구 15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권이자 32개 주 중 최대 선거지로서, 이곳의 주지사 선거 결과는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집권 국민행동당(PAN)이 참패한 원인은 무엇보다 지난 5년간 4만명이 살해될 정도로 주민을 공포에 몰아넣은 마약 조직 연계된 범죄로 상징되는 치안부재, 그리고 경기침체로 요약된다.

민심의 이반의 정도는 선거 결과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PRI의 에루비엘 아빌라 후보는 62%가 넘는 득표율로 2위를 3배 차이로 따돌리는 압승을 거뒀다.집권당 후보는 3위에 그쳤다.

멕시코 정치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이같은 선거 결과는 PRI가 내년 대선에서 확고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며, 12년만에 정권을 되찾을 가능성을 예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PRI 소속의 엔리크 페냐 니에토 현 멕시코 주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중 1순위 후보로 자리를 굳혔다.

부패 독재 정권 부활… 애써 찾은 민주주의 자진반납?

<FT>는 "PRI가 정권을 탈환할 정도로 민심이 기울었다는 것은 불과 한 세대 전에 자유공정 선거를 쟁취한 이 나라에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에 대한 논쟁을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PRI는 70년의 집권 기간 대부분 선거조작, 매표, 정치공작 등을 일삼은 정권이며, 자금세탁으로 악명 높은 부패 정권의 대명사였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올해 44세인 페냐 니에토는 TV 정치에 최적화 유형의 정치인으로 특히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에게 그가 무슨 말만 해도 탄성을 자아낼 만큼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대선 때만 해도 집권 중도우파 펠리페 칼데론 후보가 제2야당이자 좌파인 민주혁명당(PRD)의 오브라도르 후보가 접전을 벌인 끝에 간신히 당선되고, 정작 제1야당인 PRI 후보는 위협이 되는 후보도 내지 못할 정도였다는 점에서 특히 서구 언론들은 이런 변화에 놀라워 하고 있다.

/이승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