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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지진참사 2년…재건은 꿈이었나

2012-01-16l 조회수 3351

아이티 지진 참사 2주년
(AP=연합뉴스) 2010년 대지진으로 31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던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교외 티타녠 대량 매장지에서 12일(현지시간) 유족들이 참사 2주년을 추모하고 있다.   아이티는 이날을 공휴일로 정해 전국 성당에서 미사를 갖는 등 기념하고 있는데 아직도 5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임시 주거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평온 속 수도 곳곳서 희생자 추모

재건작업 '지지부진', 국제사회 공여금 약속도 미진

반 총장, 국제사회 절실한 지원 호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12일(현지시간)로 아이티에서 지진참사가 난 지 2주년이 됐다.

2010년 1월 12일 규모 7.0의 강진이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강타하면서 아이티는 순식간에 아비규환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확한 지진 사망자수는 해가 지나도 알 수 없는 가운데 23만∼30만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는 게 아이티 정부와 국제기구의 추산이다.

지진 참사는 많은 사람들의 꿈과 인생도 앗아갔다.

150만명에 달했던 이재민들이 속속 제 집을 찾아가고 있지만 수십만명이 여전히 거리 천막에서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고요 속 지진 희생자 추모

이날 포르토프랭스 거리는 어느 때보다도 조용하고 평온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곳곳의 성당에서는 지진 사망자를 추모하는 미사가 열렸다.

흰옷을 입은 여성과 검은 양복을 입은 남성들이 성당을 찾아 기도를 올리며 지진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넋을 기렸다.

아이티 정부는 지난해부터 1월 12일을 공휴일로 정해 모든 국민이 국난을 기억하며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로 삼고 있다.

아이티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UN) 평화유지군 기지와 수도 북부에 위치한 공동묘지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미셸 마르텔리 대통령은 이날 묘지를 찾아 헌화했으며 유엔 아이티 특사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새로 설립한 대학 개교식에도 참석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아티 지진참사 2주년을 맞아 애도를 표했다.

그는 "(지진 이후) 건물 잔해제거와 이재민 재정착을 포함한 중대한 (복구) 성과가 있었음에도 아직도 많은 아이티인들이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있다"면서 아이티 재건을 위한 적극적인 도움을 호소했다.

◇"아이티 재건은 몽환이었나…"

국제 사회는 아이티 지진참사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이같은 노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졌다.

'지지부진'이라는 말은 재건작업을 얘기하는 자리마다 단골처럼 등장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 50만명은 아직도 거리 캠프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상하수도 등 위생시설이 열악한 탓에 전염병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작년 한해 7천명을 앗아간 콜레라가 재창궐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수도 도심에 널려있던 지진 잔해들은 50%이상 치워졌지만 예전에 건물이 있던 자리는 황량한 공터로 남아 을씨년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진 당시 폭탄을 맞은 듯 무너져내린 대통령궁은 예전 그대로의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다.

재작년 3월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 등 55개 기부주체가 약속했던 아이티 재건 기부금은 앞다퉈 말했던 것에 비하면 이행 수준은 실망스러울 정도다.

45억9천만달러의 공여금 중 52.9%만이 아이티 정부에 전달됐으며, 나머지 절반 가량은 언제 모일지 불투명하다.

지진으로 집을 잃고 다리 불구가 된 장 윌베르(40)는 "2년 간 이 곳(난민 캠프촌)에서 있었다"며 "내 두 다리를 잃은 이 곳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며 일상의 참담한 고통을 전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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