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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칠레, '국경 갈등' 갈수록 고조

2012-10-04l 조회수 2436

모랄레스 "칠레는 남미의 위협 요인"…피녜라 "국경 문제 협상 거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와 칠레 간에 국경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륙국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태평양 출구 확보를 위한 열망을 거듭 밝히면서 칠레에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국경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제3차 남미-아랍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랄레스 대통령은 "칠레는 볼리비아나 페루 뿐 아니라 남미 지역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칠레는 과거에도 무력으로 생명과 국가를 위협했고 인권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피녜라 대통령은 "볼리비아와 맺은 협정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우리의 영토와 바다, 하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협상 요구는 거부했으나 "볼리비아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리비아와 페루 연합군은 1879~1883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대패했다.

패전으로 볼리비아는 구리 광산을 포함한 12만㎢의 영토와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을 상실했다.

페루는 3만5천㎢ 넓이의 태평양 해역 관할권을 칠레에 넘겼다.

볼리비아와 칠레 간에는 1904년 '평화와 우호 협정'에 따라 현재의 국경선이 확정됐으나 이후에도 국경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됐다.

양국의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1962년 이후 중단됐으며 1975~1978년 사이 관계 회복 노력이 좌절된 이후 지금까지 대사급 외교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제67차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1904년 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했다.

미주기구(OAS)가 1979년 결의안을 통해 양국에 협상을 촉구한 사실을 들어 칠레를 압박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아직은 ICJ 제소와 관련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반면 페루 정부는 이미 지난 2008년 ICJ에 칠레를 제소했다.

칠레와 페루는 1952년과 1954년 '해상 경계선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칠레는 이 조약으로 해상 국경선이 확정됐다고 주장하지만 페루는 국경선이 아니라 단순히 어업권을 다룬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전쟁으로 상실한 태평양 해역을 자국 영해로 표시한 지도를 2007년에 제작하기도 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04 03: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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