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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대선 승리로 '남미 좌파' 위세 재확인

2013-02-18l 조회수 2332

"코레아 사랑해요" (AP=연합뉴스)


페루-니카라과-베네수-에콰도르 대선 '연승'

전성시대 속 볼리비아?아르헨은 낮은 지지율 고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에콰도르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현 대통령이 3선에 성공하면서 남미 좌파의 위세가 재삼 확인됐다.

'제2의 차베스'라고도 불리는 코레아는 '오일달러'를 이용한 사회 인프라 확대정책으로 차베스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많이 닮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많은 개발이익을 위해 외국 기업을 압박하고, 반정부 목소리를 내는 언론에 발끈하는 모습도 차베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레아의 승리는 남미 좌파 아이콘인 차베스가 암투병으로 유고 가능성마저 제기된 가운데 거둔 것이라 '남미=좌파 대세'라는 공식에 힘을 더하고 있다.

2010년을 전후로 한동안 주춤했던 남미 좌파는 2010년 10월 브라질 대선을 시작으로 세를 키워가는 형세다.

당시 브라질 대선에서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이 당선됐고, 이듬해 6월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는 오얀타 우말라가 우파 성향이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를 꺾고 당선되면서 좌파의 부활을 알렸다.

같은 해 11월 있었던 니카라과 대선에서는 좌익게릴라 출신의 다니엘 오르테가가 3선에 성공했고, 작년 10월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차베스가 4선을 달성하면서 '집권 20년'의 역사를 썼다.

같은 해 7월 실시된 멕시코 대선에서는 중도 우파 성향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가 당선되면서 전임 정부에 비해 다소 왼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베스 중심의 강경 좌파가 힘을 잃지 않은 가운데 브라질 전 대통령이었던 '룰라'식 실용좌파가 세를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루 등 좌파가 잡은 여러 나라는 룰라식 실용주의를 국가 발전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

남미 대륙 주요 국가 중 우파가 잡고 있는 나라는 콜롬비아와 칠레다.

중남미 전체로 보면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코스타리카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지지 세력인 우파의 비난에도 최대 좌익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평화협상에 뛰어들었다.

물론 정부가 평화협상에 뛰어들게 된 데에는 산토스의 정치 성향이 약해졌다기보다는 임기 중 과업을 내놓으려는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2009년 좌에서 우로 정권교체를 이룬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는 반면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내준 중도 좌파는 부상하고 있다.

남미 좌파가 잇따른 대선에서 승리하며 절정기를 맞고 있지만 저마다 속사정은 달라 보인다.

장기 암투병을 벌이고 있는 차베스가 건강을 이유로 대통령직을 떠날 경우 우파들로 뭉친 야권 연대에 권력을 넘겨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의 인기가 야권 지도자이자 작년 대선에서 차베스에 패한 엔리케 카프릴레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막대한 석유자원을 이용해 중남미에서 세를 과시해 온 차베스가 물러나고 우파가 집권에 성공할 경우 남미 정치지형에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베네수엘라에 우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주변국에 석유 지원을 중단할 경우 베네수엘라 경제로의 의존이 큰 쿠바와 니카라과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7년 첫 집권해 재작년 재선에 성공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부진한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집권 2기 출범 직후 70%를 넘었던 지지율은 20%대를 맴도는 상황이다.

2014년 3선 도전을 시사한 바 있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경우도 계속 추락하는 지지율에 고민이 큰 상황이다.

집권 사회주의운동(MAS)당이 그를 2014년 대선후보로 추대했지만 지지율 하락과 여론의 반대로 출마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2/18 10: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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