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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난민, 미국과 국교 정상화 발표에도 급증

2015-01-11l 조회수 1810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각각 수도인 워싱턴과 아바나에서 전국에 중계된 실황방송을 통해 양국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쿠바가 미국과 외교 관계 정상화를 발표하고 나서도 낡은 보트를 이용해 플로리다 해협을 건너 미국 이민을 시도하는 난민이 줄지 않고 있다.

 

10(현지시간) 미국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작년 12월 플로리다 해협을 건너 미국에 상륙하거나 바다에서 적발된 쿠바 난민 숫자는 500명으로 전년 같은 달의 배가 넘는다. 특히 작년 12월 중순 양국이 국교 정상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민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지만 난민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플로리다 해협에 갑자기 쿠바 난민 보트가 증가한 것은 양국이 미국이 이민 협상을 본격적으로 벌이게 되면 이른바 '젖은 발, 마른 발'(wet foot, dry foot) 정책이 폐지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젖은 발, 마른 발'은 쿠바 난민들이 해상에서 적발되면 쿠바로 되돌려보내고, 육지에 일단 발을 밟으면 영구 거주권을 얻을 자격을 부여하는 정책이다.

 

145거리의 해협을 건너 육지에 도착하기만 하면 미국에 거주할 기회를 주기 때문에 쿠바 난민들은 조악하게 만든 보트에 낡은 엔진을 장착한 채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을 시도한다. 1주일 또는 열흘간의 항해로 운 좋게 플로리다 해변에 도착하는 난민들도 있지만, 중간에 적발되거나 엔진이 고장 나 표류하다가 발견되는 사례들도 상당히 많다.

 

작년 9월 쿠바 남성 9명은 옛소련제 디젤 엔진을 달고 타이어 고무 튜브를 묶은 보트를 타고 마이애미 키 비스케인 해변에 발들 디뎠는데 비해 같은 달 플로리다 남부 드라이 토르투가스 국립공원 인근 바다에서 45명이 적발돼 쿠바로 되돌려보내졌다.

 

2014회계연도 플로리다 남부 상륙에 성공한 쿠바 난민은 780명이었지만, 미국 영해에서 적발된 쿠바 난민은 3400명에 달했다. 쿠바 난민들은 최근 수년간 플로리다 해협에서 미국 해안경비대의 경비가 강화되자 멕시코만을 통해 중미 국가에 도착한 뒤 멕시코 육로를 거쳐 국경을 넘는 방법을 많이 택하고 있다. 미국 로베르타 제이콥슨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오는 21일 쿠바 수도 아바나를 방문해 이민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출처: 연합뉴스(2015.1.11.)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5/01/11/0607000000AKR201501110093000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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