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검사 의문사 보도 기자 "진실규명 어려울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1994년에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하던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 사망 사실을 처음 보도한 기자가 진실 규명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사건 당시 부에노스아이레스헤럴드의 다미안 파치테르 기자는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에서 "니스만 검사가 사망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진실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치테르 기자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권이 니스만 검사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본다는 말도 했다.
니스만은 1994년 7월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해 왔다. 중남미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사건으로 85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니스만은 이란의 지원을 받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폭탄테러를 저질렀다고 발표하고 이란 당국자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특히 니스만은 페르난데스 대통령 등이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해 석유를 확보하려고 이란 당국자들에 대한 수배령 철회를 시도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니스만은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지난 1월18일 머리에 총상이 있는 상태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옆에서는 22구경 권총과 탄피 1개가 발견됐다.
파치테르 기자는 1월19일 자정이 지난 시간에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파치테르 기자는 니스만 검사 사망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은밀하게 아르헨티나를 떠나 우루과이를 거쳐 이스라엘로 피신했다. 파치테르 기자는 아르헨티나와 이스라엘 이중국적을 가진 유대인이다. 당시 파치테르 기자는 가방 1개와 35달러만 갖고 아르헨티나를 떠났으며, 현재는 텔아비브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파치테르 기자가 이스라엘로 피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에서는 언론인의 안전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언론단체 간에 논란이 벌어졌다. 한편, 파치테르 기자는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권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전체주의 사회에 비유하면서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아르헨티나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2015.5.24)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5/05/24/0607000000AKR201505240522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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