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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쿠바난민 수천명 중미 코스타리카서 오도가도 못해

2015-11-30l 조회수 1458

26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접경 코스타리카의 한 임시 수용소에 수용돼 있는 쿠바 난민들. (AFP=연합뉴스)

니카라과 정부 "국경 못 열어 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미국으로 향하던 쿠바 난민 수 천명이 중미 코스타리카-니카라과 국경지대에서 옴짝달싹을 못하는 신세가 됐다.

 

니카라과와 접경을 이루는 코스타리카의 학교와 교회, 사회복지시설 등에 3천여 명의 쿠바 난민이 임시로 수용돼 있다고 중남미 뉴스네트워크인 텔레수르 등이 27(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현상은 2주 전 니카라과 정부가 코스타리카에서 국경을 넘어오려는 쿠바 난민들을 통제하면서 벌어졌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4일 쿠바와 코스타리카를 포함한 니카라과, 멕시코,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국가의 관계 장관들이 엘살바도르에 모여 논의했으나 뾰족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코스타리카는 회의에서 쿠바 난민들을 위한 '인류애적 통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니카라과 측에 제안했으나, 니카라과는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면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카라과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부인이자 정부 대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는 "불법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 국경 근처에 있는 쿠바 난민들을 모두 돌려보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니카라과는 쿠바의 동맹국이지만 국경을 접하는 코스타리카와는 영토 분쟁을 겪고 있기도 하다.

 

최근 미국을 향하는 쿠바 난민은 과거처럼 플로리다 해협을 배로 건너는 것보다 중미로 건너간 뒤 멕시코 내륙을 종단해 미국 텍사스 또는 캘리포니아 국경을 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작년 말 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를 발표하고 나서 쿠바 난민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연구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5회계연도 들어 지난 9월까지 미국으로 입국한 쿠바 난민은 27천여 명으로 2014회계연도 같은 기간에 비해 78%가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는 현재 비교적 관대한 미국의 쿠바 난민 정책이 향후 관계 정상화가 진전되면서 오히려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 연합뉴스(2015.11.28.)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5/11/28/0607000000AKR201511280045000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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