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 모색하는 브라질 좌파진영…대안 정당 결성 움직임
좌파정당과 노동계가 반정부 시위를 벙이고 있다. 출처:브라질 시사주간지 에자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로 위기에 몰린 브라질 좌파진영이 대안 정당 결성을 추진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과 정치권 인사들에 따르면 노동자당(PT)의 현 지도부에 비판적인 세력과 사회주의자유당(PSOL), 시민단체,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창당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10월 지방선거 이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새로운 정당이 등장하면 다음 대선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좌파진영은 지난 2014년 대선에서 호세프 전 대통령이 어렵게 재선에 성공하자 위기감을 느끼며 물밑에서 창당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호세프 전 대통령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상원의원에 신승을 거뒀다.
호세프가 확고한 집권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면서 결국 탄핵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 좌파진영의 진단이다. 호세프 탄핵에 이은 10월 지방선거 패배로 노동자당은 좌파진영을 이끌어갈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노동자당은 지방선거에서 1980년 창당 이래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지방선거가 시행되지 않은 행정수도 브라질리아를 제외한 전국 26개 주의 주도(州都) 가운데 노동자당 소속 시장 당선자는 단 1명이다. 전국의 시장 당선자는 254명으로 2012년 지방선거 때의 644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지방선거 결과는 내후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는 513명의 하원의원 전원과 81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3분의 1을 선출한다.
전문가들은 총선 역시 '우파 강세-좌파 약세'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의 판세가 그대로 이어지면 노동자당이 소수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자당 하원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가 하면 당 와해 가능성을 점치는 발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동자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당의 분열이나 와해를 막으려고 지도부 교체를 포함한 당 쇄신과 함께 재창당 수준으로 새롭게 방향설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라 전 대통령(오른쪽)이 노동자당 집행위원회에 참석한 모습. 출처:노동자당 웹사이트]
룰라 전 대통령 측에서는 노동자당을 포함한 좌파 성향의 정당과 사회단체를 합쳐 중도좌파연합체를 구성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칠레의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이나 우루과이 중도좌파 정당연합체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를 염두에 둔 것이다.
호세프 탄핵 이후 등장한 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는 권력형 부패수사를 둘러싼 갈등과 긴축·증세에 대한 반발, 지방정부 재정난 등이 겹치면서 국정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침체 국면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것도 부담이다.
정치·경제적 불투명성이 계속되는 현재 상황이 몰락 위기에 처한 좌파진영에 전열을 정비하고 세를 회복하는 기회가 될지 관심이다.
출처: 연합뉴스(2016.11.21.)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6/11/21/0607000000AKR201611210440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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