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강진피해 '인재'가 키워…붕괴건물 3채 불법·부실 공사
26명 숨진 초등학교, 위험경고에도 벌금내고 증축…사망자 355명으로 늘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규모 7.1의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38채 중 최소 3채는 무리한 불법 증축 등이 야기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엑셀시오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강진으로 일부 건물이 붕괴한 멕시코시티 남부 코아파 구(區)에 있는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는 1983년 개교한 이후 최근 10년 사이 크고 작은 증축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클라우디아 쉐인바움 자치구 의장은 "2013년 11월 조사관들이 3층짜리 학교 건물을 4층으로 증축하기 위한 공사가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보고서를 관할구청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립인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는 당시 이런 경고에도 1천600달러 상당의 벌금만 내고 증축을 완료했다.
불법적인 증축 공사가 건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관할구청이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무시하는 바람에 이번 붕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학교에선 지진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내리며 어린이 19명과 어른 7명 등 총 26명이 숨졌다. 사고 발생 후 어린이 11명이 구조돼 생명을 건졌다.
이 학교는 이번 지진 참사 속에 '구조 희망의 아이콘'으로 멕시코 국민의 큰 관심을 받았다.
나중에 오보로 밝혀져 허탈감을 안겨줬지만, 건물 잔해 사이로 손가락을 겨우 내밀어 생존 사실을 알린 소녀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이 소녀의 구출 과정에 멕시코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었다.
쉐인바움 의장은 "벌금만 내고 증축이 이뤄졌다니 터무니가 없다"면서"당시 관할 공무원과 후임자를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내 중심에 가까운 베니토 후아레스 구는 건물 붕괴로 3명이 사망한 건물 2채를 시공한 건축업체 2곳을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한 아파트는 건축된 지 1년밖에 안됐다. 심지어 아파트가 구조적으로 안전해 지진에도 끄떡없다는 허위 광고까지 나갔다.
건축된 지 수십 년이 지난 다른 임대형 아파트는 지난해 4층에서 6층으로 증축됐다.
베니토 후아레스 구는 "2개의 회사가 품질 기준 이하의 재료를 사용하고 거짓말로 법을 피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으로 무너져 많은 사상자를 낸 멕시코시티의 건물 38채 중 대부분은 1985년 멕시코 대지진 이전에 세워졌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현재 멕시코시티 214명을 포함해 355명으로 늘었다.
penpia21@yna.co.kr
출처: 연합뉴스 (2017.09.30.)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7/09/30/0607000000AKR201709300046000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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