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 대선 1차 투표에서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으로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결선투표에선 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칠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도우파야당연합 '칠레 바모스'(칠레여 갑시다·CV) 후보인 피녜라 전 대통령이 36.64%를 득표했다.
집권세력인 중도좌파여당연합 '누에바 마요리아'(새로운 다수·NM) 후보인 알레한드로 기예르 상원의원은 22.70%, 중도좌파여당연합을 극복하기 위해 출범한 신좌파세력인 대체좌파연합(광역전선·FA)의 베아트리스 산체스 후보는 20.27%를 얻었다.
산체스 후보는 3위에 그쳐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지만, 예상보다 높은 득표율로 선전해 1차 투표의 최대 승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칠레 선거법상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없는 만큼 상위 1, 2위 득표 후보인 피녜라와 기예르가 다음 달 17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되나 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1차 투표에서 6명의 후보에게 분산된 좌파 성향 표가 결선투표에서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 투표에서 피녜라 후보의 득표율이 36% 선이지만 2, 3위를 차지한 좌파 후보의 표를 단순 합산하면 43% 가까이 된다.
좌파 계열 후보로 5.7% 득표했던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는 기예르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산체스 후보는 아직 기예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결선투표 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칠레 증시는 3% 이상 하락했고 칠레 페소화 가치 역시 급락했다.
설령 피녜라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이기더라도 소속된 CV가 의회 과반에 미달해 향후 정책추진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선 산체스가 소속된 FA의 선전에 힘입어 좌파 진영이 CV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CV는 155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투표에서 피녜라의 득표율보다 조금 더 높은 38.6%를 얻었다. NM과 FA는 각각 24%와 16.5%를 득표했다.
정원의 절반인 23명을 뽑는 상원의원 선거도 대선 결과와 흡사하다. 단 FA 대신 중도좌파 성향 기독민주당이 3위 득표를 했다.
이는 확실한 다수당이 없어 피녜라가 당선되더라도 공약 실행에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피녜라는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이 추진한 무상교육 정책을 철회하고 법인세 인하, 관료주의 타파, 대규모 투자 등을 약속했다.
집권 좌파 연정이 승리하더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바첼레트 정권이 추진한 무상교육 확대, 낙태 부분 허용, 연금 개혁 등 정책의 연속성은 유지하겠지만 야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선 수정이 불가피하다.
penpia21@yna.co.kr
출처: 연합뉴스 (2017.11.21.)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7/11/21/0607000000AKR20171121008800087.HTML
첨부파일 (1개)
- PAP20171121036901003_P2.jpg (27 KB, download: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