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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복_20100414_<2010년 브라질 폭력 보고서>의 충격

2011-03-02l 조회수 2566

지난 330일 발표된 <2010년 브라질 폭력 보고서>의 내용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997년부터 2007년 사이, 10년간 브라질에서 발생한 살인사건들을 통계,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현재 브라질에서 발생한 살인 희생자 수는 총 47,700명으로써 하루 평균 117명이 살해되었다고 한다. 이 보고서를 적성한 줄리우 자꼬비(J?lio Jacob)씨는 1992111명의 수감자가 총살되어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까란지루 구치소 집단학살사태를 생각할 때 브라질에서 매일같이 까란지루 사건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동 조사서에 의하면 1997년부터 2002년까지는 살인 피해자 수가 4.5% 늘어났다가 그 이후부터 2007년까지 리우데자네이루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범죄퇴치작전으로 12.8%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인행위의 희생자 비율에는 거의 변한 것이 없다. 예를 들면 1997년 브라질에서는 10만 명 당 25.4명이 살해되었는데 2007년에도 그와 비슷한 25.2명이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하여 동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200312월 의회에서 통과된, 일련의 불법무기소지 금지법 시행이 그것이다. 이 법에 의하면 무기 구입을 원하는 사람은 반드시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뀐 이후 상황이 호전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법은 특수한 직종의 종사자들을 제외하고는 25세 이하의 연령 경우 무기를 소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사 무기소지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그것을 집밖으로 가져나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총기류가 15~24세 사이의 주된 살해수단임을 감안하면(리우데자네이루 주는 89%, 뻬르낭부꾸 주는 91% ) 이러한 법률이 살인범죄를 줄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찰의 대도시 마약거래 및 밀수 단속이 심해진 만큼 그 범죄행위가 내륙지방으로 이동하여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살인범죄 경우 1997~2007년 사이에 각각 58.6%29.4%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에 여타 내륙지방에서는 37.1%나 증가하였다. 그것도 최근 들어서 경제적으로 큰 발전을 보이고 있는 내륙의 중소도시들, 그중에서도 국경도시들과 관광취약지구 그리고 토지 불법 점거가 횡횡하는 지역 및 술과 마약소비가 급격히 늘어진 지역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젊은 층과 흑인 층에서의 살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1997~2007년 사이에 14~16세 연령층에서의 살인 피해자 수가 다른 연령층에서보다 30% 증가하는 등 15세와 24세 사이의 청년층에서의 피해가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연령층에는 브라질 전체 인구의 18.6%3,500만 명이 몰려 있는데 이들이 살해당한 비율은 브라질 전체 살인의 36.5%에 이른다.

이 보고서는 또 인종별로 보았을 때 흑인 청소년이 백인 청소년보다 살인행위에 노출될 위험이 무려 130%나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2002, 15~24세 연령의 백인 청소년 1명당 흑인은 1.7명이 살해되었던 반면에 2007년에는 백인 청소년 1명당 흑인의 살해 비율이 2.6명으로 증가한 것에서 엿볼 수 있다. 이처럼 5년 사이에 두 인종 간의 살인 피해 격차가 벌어진 것은 무엇보다도 백인 희생자율이 이 기간 중 31.6% 줄어든 반면, 흑인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5.3% 늘어났기 때문이다. 즉 브라질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혜택이 주로 백인 청소년들에게 몰린 반면, 흑인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하여 보고서는 주 원인이 과거처럼 절대빈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 격차에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룰라 정부가 들어선 2003년부터 브라질은 절대빈곤 층이 상당수 줄어든 반면에 아직 인종 간 소득격차는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브라질 범 노조 통계 및 사회경제연구소(Dieese)에 따르면 2004년과 2008년 사이에 상파울루 시 근로자들 중 흑인의 임금이 비 흑인 임금의 56.3%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2008년 브라질 표본 가정 연구소(PNAD)의 자료 역시 흑인의 가족당 일인 평균소득은 R$ 398.00인 반면에 백인의 경우는 R$ 791.00으로써 양 인종 간의 소득 격차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한편 이 보고서는 흑인의 살인피해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써 흑인이 많은 북동부의 빠라이바 주를 지목하였으며 이곳에서의 흑백 간 희생자비율은 백인 한 명 당 흑인 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뻬르낭부꾸 주로써 흑백 간 비율이 8.2배이고 상파울루의 경우는 흑인의 피해율이 4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백인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역은, 백인이 많은 남부의 빠라나 주로써 이곳에서는 흑인보다 백인의 희생 비율이 36.8% 더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브라질 전체로 보았을 때 희생자의 다수는 남성으로써 2007년 경우 피해자의 92.1%가 남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