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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현_20100211_브라질, 종교의식을 위한 환각제 사용 허가

2011-03-02l 조회수 4076

최근 브라질의 룰라정부는 수년간 계속되어온 환각제의 일종인 아야우아스카(Ayahuasca) 사용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이 천연약제 사용을 자유화하기로 결정했다. 아야우아스카는 아마존 지역에서 다이메(Santo Daime)라고도 부르며, 덩쿨식물(학명 Banisteriopsis caapi)과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식물(학명 Psychotria Viridis) 두 종류를 수 시간 달여 만든 환각음료의 일종이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환각효과를 가진 이 물질을 아마존 원주민들은  정화의식이나 치유의식에 사용했다. 그러나 이 지역 샤만들은 무엇보다 종교의식에서 비전을 보고 접신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샤만들은 아야우아스카 제조비법을 은밀히 후세의 샤만들에게 전수했다. 오늘날 이 약제는 브라질 외에도 아마존을 공유하는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 환각물질은 1970년대 이후 브라질 대도시를 주변으로 크게 퍼졌고, 일부 브라질에서 파생한 전통종교를 통해 서구로 확산되었다. 그러자 1985년 브라질 정부는 중독성과 환각성이 있는 이 물질의 사용을 금했다.

2010년 2월 브라질 정부는 이 약제의 사용을 허가하면서 단서를 붙였다. 남, 녀(임산부 포함), 젊은이,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아야우아스카를 복용할 수 있으나, 오직 집단적 종교예식이 거행되는 동안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각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종교의식을 행하는 장소를 벗어나는 것을 금지했다. 만일 이 환각물질을 상품화 시켜 유통시키거나, 이윤을 목적으로 생산하는 사람이 있다면 처벌을 받게 된다.

현재 두 개의 종교가 이 환각음료를 전례와 의식에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브라질 이외에도 미국, 스페인, 영국, 캐나다에 다수의 신도를 보유한 산토 다이메(Santo Daime, 브라질 내 추종자 약 5000명)이고, 다른 하나는 우니온 델 베헤탈(Union del Vegetal, 브라질 내 추종자 약 1만 5000명)이다.

종교단체와 원주민 문화 수호를 위해 아야우아스카 환각제 사용허가를 내주기에 앞서, 브라질 정부는 법률가, 의사, 심리학자, 인류학자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이 환각제에 대해 연구했다. 이 약제가 갖는 문화적 의미와 사회ㆍ심리적 효과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리고 수천 년간 내려온 아마존 원주민 전통과 자국 문화를 인정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즉, 이 천연약제가 오래 전부터 브라질의 특유의 문화를 구성하는 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이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브라질의 노동자당과 녹색당 상원의원들도 이 조치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정부가 이 환각제 자유화를 결정한데 대한 비판과 우려도 있었다. 강력한 환각 효과가 있는 이 천연약제 사용에 대한 책임을 종교공동체에 일임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종교 행사에 앞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랐다. 왜냐하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사람이 아닌 경우 심각한 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에서는 환각제를 합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새로운 종교들이나 교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자유화가 취약한 토대위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왜냐하면 브라질에서는 누구나 정관을 만들고 공증만 받으면 삼일 만에 교회나 종교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