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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형_200910_2009년, 룰라 인기의 비결

2011-03-02l 조회수 2653

2009년 상반기에 룰라에 대한 지지도는 80%나 되었다. 제2기의 잔여임기가 1년 6개월 남아 있는 임기 말 대통령으로서 의외의 결과이다. 여야 후보 누구든지 차기 대통령이 될려면 룰라의 후광을 입지 않으면 아니 될 정도이다. 룰라는 인기가 저조한 여당 후보를 위해 여러 정치세력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의 지지도 조사는 큰 의미가 없고, 룰라와의 협상 결과가 차기 선거구도를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룰라의 정치력과 인기는 어디서 기인했을까?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2008년의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브라질이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하고 있고,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이 강화된 것도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룰라의 인기도를 확인하는 가장 빠른 길은 각종 사회지표를 보는 것이다.
  브라질 통계청(IBGE)은 2006년 전국가구 표본조사를 통해 10년간 사회통계의 변화를 추적하여 발표한 바 있었다. 이 숫자들을 보면 모두, 특히 빈곤층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첫째, 룰라의 집권(2003-2006) 1기 동안 일자리 창출은 870만 개였다. 특히 2005년과 2006년 사이에 노동시장은 2.4% 성장했고 210만 명이 혜택을 보았다. 이런 성과는 고용인구의 절반 이상인 4천 9백만명이 임시직이거나 자영업자인 브라질의 현실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2007년과 2008년은 매년 5.7%, 5.5% 증가하였기에 노동시장은 더욱 활성화되었을 것이다.
  둘째, 2005년과 2006년 사이에 노동자의 소득이 7.2% 증가하였다. 1990년대 내내 노동자의 소득은 하락 추세에 있었고, 이 추세는 2003년부터 반전되었다. 2006년도의 실질 최저임금은 전년도 대비로 13.3% 증가하였다. 가구의 평균 소득도 2005년에 5%, 2006년도에 7.6%가 증가하였다. 매년 7%가 증가한다면 10년이면 가구소득은 두배로 늘어난다.
  셋째, 잘 사는 동남부보다 빈곤한 동북부 지방의 소득 증가율이 높아서 오랜 숙원인 지역격차 해소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전국 평균이 7.2%인데 반해 동남부는 6.6%, 동북부는 12.1%를 기록했다.
  넷째, 남편이 없이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수는 1996년에 1,580만에서, 2006년에 1,810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1/3 정도는 최저임금 절반 이하의 월소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가족기금(Bolsa Familia)은 이들의 빈곤을 해소하는 데 대단히 기능적이다. 여성의 학습연한이 늘어난 것도 큰 변화이다. 중등학교를 마치는 여성의 비중은 43.5%인데 비해, 남성의 비중은 1/3 수준이다. 고등교육에서 여성의 비중도 1996년 55.3%에서 2006년 57.5%로 늘었다. 노동인구 9천만 명 가운데 4,300만명이 여성이다. 여성인구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브라질 사회의 고질적인 성별간 불평등을 해소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룰라가 집권한 이래 빈곤층, 최빈층의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2002년 빈곤층은 5,749만명이었지만, 2007년에는 4,178만명으로 줄었다. 최빈층도 2002년의 2,335만명에서 2007년의 1,464만명으로 줄었다. 이렇게 크게 준 배경에는 가족기금(Bolsa Familia)의 기여가 있다. 2006년 현재 1,120만 가구(4,400만명)가 가족기금의 수혜를 받고 있다. 소요되는 예산은 GDP의 0.5% 규모로 정부지출의 2.5%를 차지한다. 논란은 많지만 어쨌든 최빈층과 빈곤층 가구의 재활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 이것이 룰라의 지지표로 둔갑한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비판자들은 “퍼주기”라고 비난하지만, 불평등한 브라질의 현실에서 피할 수없는 대책이기도 하다.
  룰라의 또 다른 인기의 비결은 기득권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브라질 사회경제적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미디어, 금융권, 기업인 단체의 기득권을 손대지 않았다. 대토지 소유자들의 소유권에 영향을 주는 농지개혁도, 금융권의 이해에 영향을 줄 금융개혁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경제가속화프로그램(PAC) 등을 통해 제조업, 수출업체, 그리고 건설업체 등에 파이의 일정한 부분을 나눠주었다. 대규모 심해저 유전의 발견, 중국 특수도 브라질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주로 국제무대에서 많은 활동을 하면서 브라질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아마도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좌파 일부, 우파 일부에 제한될 것이다. 좌우를 넘나들되, 능수능란하게 복잡한 사안을 조정하며 봉합하는 리더십이 그의 인기 비책일 것이다. 그는 브라질 정치에서 복잡한 사안을 풀어가는 묘책(jeito)을 잘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