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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연정붕괴로 사면초가된 호세프 탄핵 '초읽기'

2016-03-30l 조회수 1341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AP=연합뉴스)

 

전문가 "호세프에게 디데이탄핵 가능성 90%로 상승"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김남권 기자 =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연립정권 붕괴와 함께 초읽기에 들어갔다. 브라질 최대 정당이자 연정의 주요 축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29(현지시간) 호세프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노동자당(PT)과의 연대를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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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대통령과 테메르 부통령 (AP=연합뉴스)

 

연립정권을 탈퇴한 PMDB는 하원 513석 가운데 69, 상원 81석 가운데 18석을 차지하는 브라질 최대 정당이다. 연대 파기로 호세프 정부에 참여한 PMDB 소속 장관 7명은 다음 달 12일까지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PMDB가 탄핵 절차의 개시와 가부를 결정할 상·하원에 많은 의석수를 보유한 만큼 호세프 대통령에게 연정붕괴는 큰 악재다. 브라질리아대학의 데이비드 플라이셔 정치학 교수는 PMDB가 연정을 탈퇴한 이 날이 "호세프에게는 디-데이"라며 다른 정당들의 연쇄 탈퇴로 "탄핵 가능성이 90%까지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정치 전문가인 카를로스 페레이라도 "PMDB의 탈출이 다른 정당들도 연정을 포기하는 것을 독려해 호세프 정부는 정치적 고립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야당에선 브라질사회민주당(PSDM)을 포함한 6개 정당이 PMDB 출신의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이끄는 과도 정부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PMDB의 성향을 고려할 때 상황이 호세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불리하게 돌아갈지는 더 지켜봐야 명쾌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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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PMDB1984년부터 뚜렷한 색채 없이 좌파, 중도, 우파 정권과 연대해온 '잡동사니 정당'이다. 뚜렷한 당론이 없이 넓은 이념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으며 현안을 두고 당내에서 수시로 극과 극을 오가는 충돌이 빚어지기도 한다.

 

작년에도 PMDB는 호세프 정부와 연대할지를 둘러싼 큰 내홍이 휩쓸고 지나갔다. 이번 탄핵 논의는 당시 공개적으로 호세프 대통령을 반대하던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이 주도하고 있다. 그에 반해 테메르 부통령,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을 비롯한 대다수 상원의원은 호세프 대통령을 조용히 지지해왔다.

 

PDMB의 행보는 차치하더라도 국민 여론이 이미 호세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세프 대통령은 작년에 분식회계로 국가재정을 흑자로 꾸며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범법 정황이 표면적인 탄핵 사유의 핵심으로 거론된다.

 

그는 비리 의혹에 휘말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장관으로 임명해 검찰에 구속되지 않을 면책권을 주면서 여론을 악화시켰다.

 

호세프 정부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국제축구연맹(FIFA)에 면세권을 부여해 '먹튀 행각'을 도왔다는 의혹도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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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최대정당 연정 탈퇴(EPA=연합뉴스)

 

최근 브라질에서는 악화한 여론을 반영하듯 전국적으로 전례가 없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연방하원은 의원 65명으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적법한지를 따질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 내에서 탄핵 찬반세력의 구도가 불분명한 가운데 일단 쿠냐 의장은 심의 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탄핵 추진에 합의가 이뤄지면 4월 중순에 하원의 전체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원 전체 513석 중에 3분의 2(342)를 초과하는 찬성이 나오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거꾸로 보면 호세프 대통령으로서는 171석의 반대나 기권을 얻으면 탄핵을 면한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원이 호세프 대통령을 재판에 부칠지 투표에 들어간다. 투표에서 상원의원 81명 중 과반이 찬성하면 대법원 재판의 시작과 동시에 호세프 대통령은 자격이 정지된다.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고 상원이 진행하는 재판은 180일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테메르 부통령이 그 기간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활동한다.

 

브라질의 혼란한 정국을 고려할 때 재판은 일사천리로 이뤄져 6월 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상원에서 열리는 탄핵 확정 투표에서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호세프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퇴출당하고 테메르 부통령이 그 자리를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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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촉구.반정부 시위[AP=연합뉴스 자료사진]


출처: 연합뉴스 (2016. 3. 30.)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6/03/30/0607000000AKR201603301079510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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